2008~15

성불암-1

산같이 산과 같이 2012. 3. 3. 22:23

오늘 아침 휴가 들어오는 직원이 연잎차를 가져왔길래 오후에 회사서 바로 천성산 성불암으로 방향을 잡았다.

점심을 먹기전에 갈려고 했는데, 고교 후배 두사람이 회사로 와,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늦었다.

빗방울이 뜨고 땅이 젖어 있었지만 마음 먹은 것 마무리 하고 싶어 스틱을 잡고 올랐다. 어제 해병산악회 카페의

108배 글을 보고, 오늘 절에서 정식으로 한번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스님이 이번 주에도 찾아오니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108배를  하겠다고 하니 방석을 내어 주었다. 암자에는 먼저

온 손님 몇이 방에서 차를 드는 것같아. 법당에서 조용히 120번을 했다. 20분이 안걸리는 것같다. 스님왈 "절을 잘

하시네요" 하며 방으로 안내하며 예의 차와 홍시 감을 내어 주신다. 대나무 차와 감잎차다. 10분 정도 대화를 나누다

홍시 4개중 2개를 먹고 2개는 싸가지고 가겠다고 하니, 기다리라며 감을 20개 정도 담아 주었다.

 

인연을 맺는 시작단계라는 생각이다. 지난 주처럼 스님이 계단 앞까지 나와 인사를 하고 가시네.처사 한 분이 뒷 바위

불상이 있는 곳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보였고 먼저 와 있던 등산차림의 남녀는 가고 없었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해

주차장까지 내려오니 이미 5시10분이 되었다. 6시 반에 해운대에서 사금회 모임을 갑짜기 정해 놓은 터라 바로 달려와

모임에 참석하고 이제 들어왔다. 세월속에 친구들이 갈수록 무너져 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산의 기운을 안고 오는 날은 기분이 좋다. 깨끗한 그 느낌이 좋다. 이제 풋풋한 봄의 산야에는 계곡의 물소리 골짜기의

바람소리가 객의 마음을 흔들겠지.이미 매화가 피였다고 한다. 지난 겨울은 매우 추었으니 금년 봄은 더 소중하고

더 애틋하겠지. 봄이 시작하는 3월의 첫 주말, 작은 절, 성불암에서 마음 하나 건져 왔다.

 

전등을 켜지 않아, 어두워서 사진이 찍힐까 걱정했는데, 이제 보니 불상의 그림자가 뒤에 있네.불상은 허상이고 그림자가 실상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