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젊게 산다는 기분으로 살아가지만 그래도 12월은 또 한해의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닥아오는 새해의 기분을 느끼니 세월의 흐름이 몸과 마음에 잔잔한 물결처럼 닥아온다. 무엇인가
남기기도, 또는 밟으며 지나온 길이 마치 루비콘 강을 건넨 돌아갈 수없는 기억같다.
금년은 어떻게 지나온지 기억이 흐린 것을 보니 생각없이 살았는지, 그냥 별과 달을 보고 통근을
해서 그런지 무엇인가 하나로 집약되지 않다. 역부러 한번 둘러봐야 생각이 나는 것은 너무 다사다난
한 것인가? 새롭게 닥아온 충격들로 멍해 졌는지도 모르겠네.
회사는 참으로 바쁜 한 해였다. 두 번의 미국 출장과, 두 번의 인도네시아 방문 그리고 제법 많은
중국과 베트남의 출장. 물량은 창사이래 최대의 실적과 작년대비를 해도 200% 신장을 하고 지난
2-3년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일이 많다 보니 문제도 많고 경쟁도 치열해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U 형님과 수도 없이 산책을 하며 살아가는 대화를 나누었고, 엘모 형님이 미국에서 출장나와 함께
달맞이 언덕과 삼포길을 거닐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 너무 좋았다. 명년 봄에 다시 나오신다고 하니
좀 더 귀중한 시간이 되도록 해야겠다.많은 도움과 정을 준 형님에게 작은 동생이 되어 미안했다.
손녀들이 커가는 것을 보고 즐거워 했고, 또 한편으로 서로 가깝게 지내며 의지하며 형님처럼 잘 대해주던
사돈 어른이 갑짜기 2월에 별세하며 그 충격이 컸고, 그기에 따른 휴유증에 몇 개월 신경을 써기도 하였다.
그 와중에 딸애가 집을 옮긴다고 해, 월급쟁이 하며 모아둔 돈을 톡 털어 바보같은 투자를 하기도 했다.
그리워했던 사람들이 가까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음을 주기도 해, 애닯지만 의미있는 한해였다.
SNS의 사회가 나에게도 피부로 닥아온 해이기도 하고, 새로운 시스템에 신 지식과 살아가는 것을 배우기도
했다. 갈등이 마음을 지배하고,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한동안 마음 흐려 무겁게 걸어온 것도 같았다.
좋아하는 내원사 언저리에 토막을 마련해 난 생처음으로 배추와 무우를 수확하여 친지들과, 회사직원들에
나눠주기도 했다. 여름의 시작과 함께 작은 토막에 미쳐 다니며 젊은 날 산에서 품었던 그 한을 들쳐내기도
하고, 그리워하던 꿈과 사람들을 잡아둔 그 세월의 모습이 마음에 품고가는 작은 산이였음을 깨달았다.
산을 좋아했지만, 자주 가지는 못했다. 그래도 천성공룡과, 에베로 릿지, 신불공룡등 그리고 광활한 신불평원을
몇번 갔다 온 것같다. 함께한 산우들의 마음이 정겹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가깝게 세월을 일깨워 준 한해
이기도 하다. 가족들 그리고 또 다른 정을 느끼게 했던 사람들, 세월을 함께한 소중한 이들에 감사한다.
단지 좋아서 살아가는 인생이 아니라도 즐거운 삶이 되도록 노력하며 몸과 마음을 가꾸어 주위에 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세월이란 혼자서는 의미가 없는 것, 함께 하는 것이니, 희로애락도 사람이 없다면
정겨운 그들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12월에는 모든 것을 사랑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