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자유
가을은,
산같이 산과 같이
2011. 10. 24. 19:40
추수를 끝내는 들판에 가을은 노란 베단처럼 여기 저기 늘려있다.
내가 그 사이를 걸어가며 계절의 의미를 품는 것처럼 당신도 우리의
생각으로 살아가는가?
추억은 아무런 뜻도 없이 시간을 깕아 먹고, 떨어진 낙옆의 꿈을
갈구하는 성공하지 못한 끈끈한 정, 하루 하루의 생활에도 말하지
못하고 안으로만 묵어가던 사랑의 의미를 기억하는가?
즐겁고 상기된 마음으로 절간 뒤로 돌아나오다 문득 눈 마주쳐, 고개
숙이며 손 끌던 비구니의 이야기처럼 몸도 마음도 이미 그때 삭아버린,
이제는 소슬한 바람에 흩날리는 가을의 색갈뿐.
다시는 사랑을 믿지않고 과실의 익은 즙같은 육체의 끈끈한 매듭에
삶의 실체를 찾아가는 허허한 눈길속에, 가을은 화려한 매무세의 아픔,
쓸쓸함이여라. 그런 사랑이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