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자식이 상전

산같이 산과 같이 2011. 4. 10. 19:35

등산이나 가고픈 봄날 일요일의 아침. 누워서 무엇을 할까 스케줄을 짜고 있는데,

큰 손녀가 들어와 일어나라고 한다. 같이 TV보자고 한다. 시작은 그렇게 되었다.

쥬스 한잔 갈어먹고 서울깍두기에서 설렁탕과 수육을 먹고, 바로 창원으로 넘어갔다.

 

새로 계약한 딸,사위의 아파트를 보고 그 뒤 산책길과 뒷산이 좋아 좀 놀다, 작은 손녀를

안고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진 것이다. 무게와 발을 헛 디뎌 넘어지면서 순간적이지만,

손녀를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내가 몸을 돌려 밑으로 깔리면서 손녀를 놓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손녀는 다치지 않았고, 나는 오른쪽 팔꿈치에 3군데 길게 상처를 입고 잠바와 바지가

찢어졌다. 미끌려 2-3미터 내려오며 한손은 애를 잡고 한손은 계단에 중심을 잡았던 모양이다.

액땜한것으로 치자.오늘은 아침에 나가면서 남의 차 밤버도 끍어 연락처를 남겨놓고 무엇인가

집중이 안된 것같다. 요즈음 나의 마음이랄까?

 

울다가 지 엄마에게 안겨있던 손녀가 다시 나에게 안긴다. 두째는 남자처럼 용감하고 과감한

성격이다. 겁이 없다. 큰 애는 여자답게 소심하고 겁이 많은데, 같은 배에서 나왔는데 영 다르다.

작은애는 친할아버지를 닮았고 큰 애는 자기들 작은 고모와 똑 같다고 한다. 부끄럼이 많다.

 

돌아오면서 생각하니, 손녀가 다쳤으면 어찌되었을까? 하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잘 봐도 본전이다-는

말이 실감난다. 집 근처에 와, 테니스를 한시간 치고 집사람은 사우나로 나는 집에와 상처에 약바르고

간단히 씻고 피곤해 소파에서 누웠 막 잠이 들었는데, 딸애가 전화가 왔다. 잠을 완전히 깨우고 말았다.

 

무엇인가 집중이 잘안되는 여러가지의 일들과, 지난 금요일 실감나지 않는 회장님의 호의에 허가 찔려서

그런지, 아니면 금요일 저녁의 회식에 너무 많이 마시고 계속 무리하게 생활해서 어제 오늘 좀 멍멍한

기분인가? 그것도 아니면 귀여운 두 손녀들과의 눈높이 놀이 이틀만에  혼이 다 날아가버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