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결혼식

산같이 산과 같이 2010. 4. 27. 10:01

집사람과 한시경 구포 역에서 만나,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간 어제.. 비가 오고 있었지만

차창에 비치는 산야의 색갈은 4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보슬비에 젖은 싱그런 4월이 손을

흔들고, 하얀 벗곷과 분홍의 매화꽃들이 피여있는 언덕을 지나 들판을 달리기도 했다.

 

가까운 친 인척들, 양가 합쳐서 80석의 결혼식이였다. 주례가 없이 신랑 신부의 부친들이

축사를 읽고, 간소하게 가족적인 모임으로 저녁 6시에 시작되었다. 질녀의 결혼식인데, 여동생

부부가 우리 집안에서는 처음으로 혁신적인 방법으로 결혼식을 치룬 것같다.

 

항상 결혼식은 서양식처럼, 진정 축하해줄 사람들을 모아서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제의 분위기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좀 애매한 것이다. 친구들도 일부만 부르고,

친척위주로만 하니, 좀 썰렁한 기분이였고, 주례가 없어, 결혼이라는 선언이 약한 기분이 들었다.

 

여동생부부는 반대했지만, 신랑측에서 주장하여 그렇게 한 것이라고 했는데, 나이 차이도 있어

어떤 문제가 있어 그랬는지-하고 집사람이 걱정을 하였다. 부조를 안 받는다고 하길래, 하와이가는

신혼여행에 사용하라고 신혼부부용으로 주고 왔다.

 

주례사 대신 양가 부친들이 아들 딸에게 소개하는 글은 신선한 기분이 들었지만, 지나서 생각하니

그런 것은 폐백시나 혹은 별도로 이야기할 수있는 것이고, 하객들을 모아놓고는 상징적으로 결혼의

선언과 의미를 일캐우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잘 살기를 맘으로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