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산같이 산과 같이 2010. 3. 18. 05:29

잠을 깨어 거실로 나와, 주전자의 보리차를 한잔 부어 오븐에 넣어 일분간 데웠다.

언제나 그렇듯이 창문으로 다가가 저쪽 길쪽을 내려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요즘

치근되게 오는 봄 비다, 창문을 여니 아스팔트위로 불 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너무 잦지만, 나무에 움이 터고 싹을 피우는 계절, 빗물이 생명수가 되리라.

잔인한 4월을 눈 앞에 두고 봄비의 의미는 살아있다. 마음에 봄이 앉았으니

비를 맞고 뛰어가는 우리의 모습도 그리 싫치만은 않다.

 

모든 것이 지나가면 잊어버린다. 세상을 흔들었던 사건들도, 쉽게 망각되어 가는

바쁜 생활속에 작은 몸뚱아리에 생각은 많아도 파도를 잠재우며 현실의 배를 탄다.

작은 기쁨이 모여 큰 파도가 되기도 한다. 바다와 산이 작은 찻잔속에 얼렁이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