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이 해인

산같이 산과 같이 2010. 1. 21. 11:08

봄날같은 날이라고, 차겁지 않는 아침공기라며, 그런 느낌으로 시레마을을 좀 걸었다.

논과 밭에는 어젯밤의 비로 짙은 땅색이 되며, 금방 무슨 싹이라도 올라올 것같은

착각이 드네.  코트를 걸치지 않아도 그리 춥지는 않네. 매일 아침 이렇게 찬공기를

마셔왔으니, 감기가 빨리 낫지않네. 출근하여 이제사 S가 보내온 시집을 몇 장 펼쳐 본다.

 

투병중인 시인의 인간미가 주옥같이 펼쳐있다. 정말 나는 이 시인의 시가 너무 좋단다.

맑고 향기롭다는 이야기는 여기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시중에서

마음이 집히는 것이 있어, 페이질 접고 보니, 그 부분을 이미 책에서도 중간에 삽화로

떼어 놓았다. 역시나.. 인간적이란 상식선에 함께 머무나 보다.

 

 

그리운 집   

 

                              (이 해인)

 

일생 동안

집을 그리워하다

집 없이 떠나는

나의 모습

 

마음에 사랑이 없는 한

오래 머물 집은

어디에도 없네

 

사랑하는 이들조차

온전한 집이 되지는 못하지

 

우리가 함께 있을 날이

그리 많지 않으니

짧은 오늘 속에

미리미리

영원을 살아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