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스트레스와 술

산같이 산과 같이 2009. 3. 11. 16:00

바람은 차지만 좀 나른하다.  오후의 사무실- 시간이 좀 남아 이것 저것 들여다 본다. 요즘 스트레스가 

좀 많네.  山 에 못다녀 그런 것인가.. 일요일 마다 엄두가 나지 않고다른 스케줄이 생긴다.

근육을 팽팽히 쬐는 바위에 붙는 맛이 그립다. 힘들고 숨이 가빠도 끈기있게 발을 띄어 옮기는 그런

순간들이 몸으로 느껴서 기억되고 있다. 산을 오르면서  폐부에 엉켜있는 것같은 나쁜 것들과 몸 여기저기

붙어 다니는 것같은 끈적한 느낌의 군살들, 입으로 토하고 땀으로 씻고 싶다.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4차선의 도로를 2차선으로 막는 것과 같다. 피가 병목현상으로 통하지

않아 영양과 산소를 필요한 부분에 충분히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세포가 고통받고 죽는 것이다. 특히 뇌쪽은

세포가 약하고 민감하다고 한다. 우리가 놀라거나 성이나면 얼굴이 창백해 지는것도 같은 원리다. , 물론

단순하고 약간의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주어 신경과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고통스러운 스트레스는

그 자체가 병이다.  지난 며칠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 회사의 일, 개인의 일들이 맘같이 되지 않았다.

 

이번 주말엔 OB팀 골프가 있다. 지난 12월에 만나 엄청 많은 술을 죽이던 회원들과 약 3개월만에 만나는 것이다

원래는 두 달에 한 번인데, 이번에 모 회사의 사정으로 늦어졌다. 나이들이 많은데도  골프후 술들을 많이 한다.

대부분 CEO급이니 스트레스가 많은 지 scotch whisky/beer 스맥을 최소 5잔은 하는 것이다. Y 회원은 지난 여름

경주의 일박 이일 outing 에서 첫날 15잔을 마시고 다음 날 라운딩에서 꼴찌를 한 것이다. 첫날엔 너무 잘 쳤는데..

 

이 모임이 결성된지 벌써 5년이 지난 것같네.. 첫해의 망년 골프회에서는 두 사람이 클럽하우스에서 실려나가고

몇 사람(나 포함)술이 되어 캐디 백도 안 들고 집에 왔던 것이다.  다음 날 또 언동굴/고단봉 등산 약속이 있어 억지로

가긴 했지만 고통스러웠다. 이번에는 정말 술을 피해야 한다.. 다들 건강이 좋지도 않지만, 살아온 관록과 습관이 문제다.

 

회가 결성되고 나서 초대 회장이던 J 회장이 갑짜기 별세하고, 나와 월남에서 부터 가깝게 지내다 한국으로 서로 옮겨

있던 모 대기업의 K 사장이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 재활치료를 받으며. 집에서만 거동하고 있는 것이다. 함께 신불공룡,

천성공룡등을  자주갔고, 해운대 장산을 수없이 올랐던 K였는데, 지금은 창밖을 보며 얼마나 걷고 싶을 것인가..생각하면

마음아프다.. 큰 차, 큰 집이 무슨 소용일 것인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 건강이지만 잘 안되는 것이다.  우리 회원들의

마음과 기분은 알지만 지금은 마음과 육체가 따로 노는 세월이니, 누가 만류좀 해야할텐데.. 어찌할거냐- 걱정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