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자유
호두까기
산같이 산과 같이
2009. 2. 17. 04:51
호두까기
어제는 내가 당신을 간절히 안았듯
오늘은 당신이 안어주세요
딱딱한 껍질은 언제나
근엄하고 정확하지만
일상의 화장을 벗어버리면
당신이 얼마나 아름답고 부드러운지
얼마나 자유롭고 풍요로운지
역사의 주름살은 도도하게 어둡고
시간은 피와 살을 빠르게 지나갈 뿐
타성을 깨는 아픔을 참아내는 것만이
당신과 나 사이의 우주입니다
겨울 그림자는 늘 수상하고
두렵고 길고 춥기만 합니다.
오늘은 당신이 나를 안어주세요
내일은 내가 두 무릎을 끓겠습니다
(마 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