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자유

용문사 목련

산같이 산과 같이 2008. 5. 12. 19:17


 


용문사 목련

                             

                       

용문사 극락전 앞

백목련 자목련 나란히 서서

나에게 한 말씀 하신다

왔다가 간다고 하지 말거라

갔다가 온다고도 하지 말거라

네 오늘 극락에 왔으니

극락이 따로 없음을 알고 가거라

꽃 지는 게 하도 서러워

목련 앞에  발 멈추고 서 있는 내게

꽃 한 송이 천둥같이 떨어트리며 법문하신다


꽃도 사람도 가는 길 기약 없어라

내일은 아무도 가 본 적 없는 곳이니

오늘 사는 곳이 극락 아닌가

전 생 업 바꿀 수 없듯이

오늘 집으로 가는 길 또한 바꿀 수 없는 일


백목련 자목련 나란히 봄을 보내시며

또 한 말씀 툭 떨어트리신다

미움도 욕망도 꽃 지듯 놓고 가라는

 

(황 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