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입대
산같이 산과 같이
2008. 5. 7. 22:23
말이 없어 좋았던 당신이,
계절이 가는 아스팔트를 따라
빈 승용차를 보내고
순이가 무서워한 해병으로 돌아섰다고..
꿈이 상실한 조각난 암석을 따라
파도는 넘나들고
꿈틀대는 바다 지렁이래도
자아를 찾고팠던 당신은
비가 오는 날은
갈기갈기 찢고 싶은 젖은 연륜을
폭풍의 바람, 검푸른 파도를 맞이하여,
누군가의 촛점이 미치지 않는
이기낀 영역에 홀로 좌표하고 서다.
푸른 산과 대지의 자식이 아니고
후미진 여인의 아들이였기에
심한 구토를 느끼고
죽어도 좋은 해병으로 돌아선 당신은,
신념의 능선을 타고
피와 땀이 범벅이던 붉은 바탕의 노오란
그 이름을 좋아하며,
맑은 하늘 높은 산을 그리워하고
어느때 인가는
일그러진 웃음을 가지고
축축한 눈동자에 충혈된 아픔을 가질 당신도,
계절의 바람속에
또 하나의 계절을 맞이하며
울면서 탄탄해 지는 새로운 길로.
(1970.9)